캐논갤러리
김용호의 세계는 상상의 영역과 현실의 결을 교차시키며, 사진이라는 매체의 틀을 넘어선다. 이번 전시는 그가 오랫동안 쌓아온 내러티브가 한 공간 안에서 응축되며, 단일 이미지가 아닌 '서사적 존재'로서의 작가를 드러낸다. 이는 단순한 형식의 실험이 아니라, 김용호만의 캐릭터가 얼마나 깊고 지속적으로 확장될 수 있는가를 증명하는 자리다.
- 석재현(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아름다움은 언제나 질서와 파열 사이에 존재한다."
김용호의 사진은 바로 그 경계에서 태어난다. 그의 세계에서 아름다움은 고요하거나 완결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흔들리고 균열나며, 스스로의 형식을 깨뜨리며 진실에 다가가는 감정의 얼굴이 된다.
이번 전시 <난폭한 아름다움>은 그가 오랫동안 구촉해온 시퀀스 포토 작업을 새로운 문법으로 풀어낸다. 김용호는 오랫동안 인물과 장면을 정교하게 연출해온 시각적 연출가로 기억되어왔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이미지를 통제하는 대신 이미지가 스스로 움직이게 만든다. 그의 사진은 더 이상 한 컷의 완결이 아니라, 감정의 편집과 시간의 몽타주로 구성된다.
각 장면은 인물의 움직임, 시선의 방향, 빛의 변화를 따라 서로를 밀어내거나 끌어당기며 충돌한다. 그 사이의 틈, 연결되지 않는 간극에서 새로운 리듬과 감정이 발생한다. 이 구조는 장뤽 고다르(Jean Luc Godard)의 누벨바그 영화처럼 이야기의 중심을 해체하고, 논리보다 감정, 서사보다 시각적 충돌을 선택한다. 사진의 컷 전환은 마치 영화의 편집처럼 작용하며 정지된 이미지를이 모여 감정의 리듬을 만들어낸다.
그의 구성 방식은 연작 사진을 떠올리게 한다. 한 장면으로 끝나지 않고, 연속된 이미지 속에서 인물의 내면과 감정의 변화를 천천히 드러낸다.
빛은 그의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언어다.
김용호는 인물을 드러내는 동시에 숨기며, 빛의 강약을 통해 감정의 방향을 조율한다. 그의 인물들은 완벽하게 연출된 포즈보다 순간적인 표정, 흐트러진 자세, 눈빛의 미세한 떨림 속에서 가장 인간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김용호의 시퀀스는 결국 이미지가 어떻게 현실과 맞닿는가에 대한 탐구다. 이미지는 현실을 재현하는가, 아니면 현실이 이미지를 따라 형성하는가? 그의 사진은 이 물음에 답하지 않는다. 다만 보는 이로 하여금 보는 행위 자체의 불안과 매혹을 자각하게 한다.
<난폭한 아름다움>은 그의 세계가 단지 시각적 쾌감에 머무르지 않음을 증언한다. 그의 시선은 미(美)의 폭력성과 감정의 윤리 사이에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가장 오래된 질문을 새롭게 던진다. 그 난폭함은 파괴가 아니라, 아름다움이 스스로를 갱신하는 방식이자, 이미지가 다시 이야기가 되는 순간의 진동이다.
- 홍지연(인문예술플랫폼 마로이즘)















